[MMK 칼럼] 세아트가 되고 싶은 현대? 엘란트라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76

자동차 모델마다 자신있는 판매 요소가 있다. 어떤 모델은 성능이, 누군가는 상품성이 또 어떤 이는 디자인을 장점으로 내세워 소비자 앞에 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미국 콤팩트카 시장은 팔방미인들이 등장했다. 혼다 시빅은 디자인과 성능 편의성에서 3년째 시장을 움켜쥐고 있다. 주변에 시빅을 선택한 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디자인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토요타 코롤라? 음 코롤라는 그냥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월 3만 대 가까이 고정 고객이 있다. 게다가 신형으로 오면서 깔끔하고 볼륨감 갖춘 디자인에 상품성도 대폭 늘렸다. 지난 2018 뉴욕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코롤라 해치백은 디자인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음…그러고 보니 역시 디자인인가?

이런 와중에 현대가 지난달 미국 유타주에서 엘란트라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한국에서 공개된 사진처럼 뾰족한 화살촉과 같은 프런트가 눈길을 끈다. 그런데 기분 좋게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니라 조금 거북스럽다. 거의 신차급 변경을 강조하는 현대 입장이야 이해가 가겠지만, 아예 처음부터 이 같은 모습으로 콘셉트를 잡았다면 몰라도, 한정된 사이즈 안에서 기존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으면서 거쳐야 할 부분 변경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부은 듯하다.

현대의 핵심 볼륨 모델인 엘란트라는 지금 좀 상황이 좋지 않다. 엘란트라의 전성기는 2010년 초 5세대(MD)를 앞세우며 월평균 2만 대 가까이 팔았던 때가 아닐까 싶다. 이후로 2016년 투입된 6세대(AD) 모델부터는 지난해 3월 25,063대로 신차 효과를 보는가 싶더니 다시 2만대 아래로 내려갔다. 혼다 시빅과 토요타 코롤라의 장벽 앞에서 나름 선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핵심 모델인 쏘나타가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외면이 심각하다. 이래저래 현대 세단 라인에서는 엘란트라의 어깨가 더 무겁다.

사실 엘란트라에 대한 평가는 성능과 편의성 측면에서는 큰 불만은 없어 보인다. 특히 스포츠 모델과 GT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경쟁자들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선 디자인이 조금 더 잘생겨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헥사고날’이니 ‘캐스케이딩’이니 현대의 다양한 시도가 이해는 가지만, 콤팩트카에 너무 많은 철학을 담으려 한다. 이번 엘란트라 부분 변경을 통해 훨씬 근사하고 멋진 외관을 기대했다. 현대가 철학을 내세우지만, 사실 기아만큼 또렷하게 패밀리 라인이 구성되는 것 같지도 않다.

 

미국 콤팩트카 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디자인이다

콤팩트카에 너무 많은 디자인 철학 담으려는 현대. 잘생긴 차 잡을 경쟁력은 없어 보여  

 

신형 엘란트라가 베일을 벗을 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너무 세아트인데?”, 미국에서 판매를 하지 않는 세아트를 그릴 정도면  무엇인가 겹쳐지는 부분이 있긴 하다. 한국에서 신형 아반떼를 공개할 당시 디자이너의 자신감이 크게 비춰졌다고 한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 중  “디자이너가 무슨 죄냐? 승인해준 사람이 문제지”라고 비꼬는 표현이 눈길을 끈다. 지금 현대차 디자인 총괄은 서열상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다. 그는 아시다시피 세아트에 몸을 담기도 했다.

엘란트라는 오히려 변경 전 스포츠 모델이 디자인 평가가 좋다. 리틀 G70라고 불릴 정도로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변경된 엘란트라의 프런트는 미국 시장에서 크게 어필하기 힘든 무엇인가를 닮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잘생긴 콤팩트카들이 점점 시장에 선보이는 지금, 뾰족한 화살촉을 달고 나온 엘란트라는 과녁을 맞힐 수 있을까? 한국에서라면 물량 공세로 금방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를 지울 수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이야기가 아주 다르다. 결과는 판매량이 입증할 테니 신형 모델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미주한인들을 위해 정확하고 흥미로운 자동차 뉴스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mail: [email protected] , 유투브 MMK GEAR / 폴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