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KONA 1.6T AWD
“이 차 이름이 몬가요?” 현대 코나를 타고 팜스프링스 다운타운을 지나면서 듣게 되는 가장 많은 질문이다. “현대 코나”에요. 이 대답에 질문을 하는 행인들은 또 한번 이 차를 쳐다보며 새삼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나는 대충 그 표정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현대에서 이런 차를?” 아마 이런 속마음이 아닐까.
눈길을 끌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미국식 표현으로 ‘아이캐쳐(EYE-CATCHER)’라고 한다. 아이언맨의 마스크 처럼 LED 전조등이 선명하게 빛나는 코나는 최근에 만난 아이캐쳐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프런트 범퍼와 헤드램프에는 ‘아머(Amor)’라 불리는 플라스틱 커버가 덮여져 있다. 현대측 표현대로 이 갑옷은 사이드를 지나 리어 범퍼로 이어지며, 테일램프를 두툼하게 감싸고 있다. 플라스틱 커버는 무채색인데 이 때문에 화려한 보디 컬러를 지닌 코나가 더욱 빛이난다.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미적 감각도 돋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겉보기와는 달리 다소 새침한 인테리어가 반긴다. 코나 이후로 현대차의 SUV 라인은 새로운 테마를 연출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헤드램프와 LED 전조등이 분리 된 형태는 코나 이후 신형 산타페에도 적용됐다. 인테리어도 마찮가지. 코나에 선보인 플로팅 디스플레이 모니터와 그 아래 자리한 공조기 모양은 신형 산타페에도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했다. 가죽으로 감싼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느낌을 좋게 만들고 D컷은 아니지만 적당한 지름은 운전자세를 편하게 만든다. 여기에 착용감이 좋은 시트 디자인에도 좋은 점수를 주기에 망설임이 없다. 코나 운전석 시트는 6방향 이동을 기본, 상위 트림에는 8방향으로 움직이는 기능도 더했다.
시승 모델로 손에 넣은 코나는 ‘얼티메이트(Ultimate)’ 트림으로 1.6리터 터보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미션, 그리고 AWD 구동방식이 더해졌다. 1.6터보는 얼티메이트 아래 리미티드(Limited)에서도 고를 수 있다. 또 다른 엔진 타입을 고르자면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미션 모델을 고를 수 있다. 이 파워트레인 조합은 SE와 SEL 트림에 적용된다. 코나는 기본적으로 앞바퀴굴림 방식에 앞 맥퍼슨, 뒤 토션빔 방식 서스펜션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웃도어 성향 소비자를 겨냥해 코나의 모든 트림에 항시사륜구동(AWD)을 옵션으로 넣었다. AWD를 옵션으로 고르면 리어 서스펜션은 멀티 링크로 바뀐다. 덕분에 코나는 웬만한 비포장길이나, 자갈길, 깊지 않은 물 웅덩이 정도는 지나칠 수 있는 기본을 지녔다. 특히 코나의 AWD는 센트럴 록을 더했고, 운전석에서 ‘LOCK’ 버튼을 누르면 네바퀴 모두 동일한 힘을 전달한다. 이런 특징은 일반적인 앞바퀴굴림 콤팩트 크로스오버들이 갖지 못한 능력이다.
최고출력 175마력을 내는 1.6터보 엔진은 특히 최대토크 구간을 1,500~4,500rpm까지 플랫하게 쏟아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동 스위치를 눌러 엔진을 깨우고, 변속기를 주행 모드로 옮겨 가속페달에 발을 얹어보면 이 수치가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성큼성큼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다. 마치 캥거루가 전력으로 질주하기 전에 몸을 푸는 느낌. 발빠르게 변속 단수를 바꿔나가는 듀얼 클러치의 반응도 인상적이다. 신호가 자주 바뀌는 도심에서 발걸음이 빠른 차는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운전자의 예측대로 경쾌한 몸놀림을 보이는 코나. 특히 조향 파워 모터가 랙 기어에 달린 R-MDPS 스티어링 시스템을 전트림에 기본으로 달아 조향 반응을 개선했다. 또한 스티어링 컬럼에서 들리는 모터 소음이 없기 때문에 실내 잡음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최상위 트림에 기본으로 달려나오는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창 크기도 넉넉하거니와 시인성이 좋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도 코나는 경쟁자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이 많다. 특히 얼티메이트 트림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은 8개의 고품질 스피커를 갖추고 있다. 최상위 트림은 네비게이션을 포함한 8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달려나오지만, 기본형부터 리미티드까지 제공되는 7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도 기능은 부족하지 않다. CD플레이어는 즐길 수 없지만, USB를 통해 스마트폰을 연결시키면 애플 카플레이 또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지도앱, 음악 등과 같은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앱을 차에서 손 쉽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3년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블루링크 텔레매틱스(얼티메이트 트림 기본) 기능도 주목할 부분. 특히 블루링크가 가진 음성 기반 경로 찾기 기능(네비게이션과 연결)은 운전 중 목적지 설정이 필요 할 때 도움이 된다.
코나는 길이X너비X높이 각각 164 X 70.9 X 61.0(루프랙 61.6)인치의 크기를 지녔다. 시장에서 경쟁자로 볼 수 있는 토요타 C-HR의 크기(길이 X 너비 X높이 각각 171.2 X 70.7 X 61.6 인치)와 비교해 볼 때 코나가 조금 더 짧고 넓어, 안정감이 돋보인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코나가 19.2큐빅피트인 것에 비해 C-HR은 19큐빅피트로 공간활용 설계에 있어서도 코나의 장점이 눈길을 끈다. 뒷 시트를 접었을 때 크기는 코나(45.8큐빅피트)가 C-HR(36.4큐빅피트)보다 무려 9.4큐빅피트나 더 크다. 비슷한 크기 안에 더 큰 적재공간과 거주성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전세계 자동차회사 중 현대차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프리웨이로 차를 몰고 나가면 더 많은 장점이 발견된다. 먼저 18인치 휠에 더해진 굳이어 투어링 올시즌 타이어는 부드럽고 그립이 좋다. 여기에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는 서스펜션 세팅이 마음에 든다. 60번 프리웨이 모레노 벨리부터 뷰몬트까지 이어지는 산길과 코너 구간에서 이 같은 장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특히 얼티메이트(기본), SEL(옵션)에 적용되는 차선 유지 도움 장치는 자칫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차선 바깥으로 차가 이탈하는 것을 막도록 도움을 주며 전방 보행자 충돌 방지 장치와 함께 운전자 주의 경고등과 같은 사양이 돋보인다. 이 같은 옵션 외 기본적으로 차량의 자세제어, 제동과 관련된 것이나 벨트 프리텐셔너, 타이어압 경고등 같은 것들은 대부분 기본으로 제공된다. 실제 구매 시 안전 사양 부분만 살펴봐도 상당한 만족을 얻을 것 같다.
1.6터보 모델의 연비는 SE와 SEL에 적용된 2.0리터 4기통 엔진과 크게 차이가 없다. EPA 기준(1.6터보) 도심/하이웨이/복합 연비가 각각 26/29/27mpg(AWD)이며, 앞바퀴굴림 모델은 28/32/30mpg를 기록한다. 주변을 보면 기름을 많이 먹을까 터보 엔진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데, 터보 엔진은 연비 개선에 도움을 주는 7단 듀얼 클러치 미션 등이 적용되는 등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눈여겨 볼 부분이 많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2013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B세그먼트 스몰 크로스오버에 관한 수요가 2019년을 기점으로 2024년까지 약 16퍼센트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꼭 이런 수치를 통해서 보지 않더라도, 요즘 주변에 소형차 크기 만한 사이즈를 지닌 크로스오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쟁사들이 앞다투어 이 세그먼트의 모델을 내놓을 때,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를 주목했다. 현대가 만들면 조금 남다르지 않을까라는 소비자의 기대에 현대는 ‘코나(KONA)’라는 이름으로 답했다. 특별히 이름의 기원은 화와이에서 나는 세계 3대 커피인 ‘코나’에서 따왔다. 정글과 같은 콤팩트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현대 코나는 그 좋은 코나 커피처럼 프리미엄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글·사진│Paul Hwang (MMK 편집장)
시승협조 /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 URi GLO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