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기획] 2021 기아 K5 리뷰 2부 – 미국 중형차 퍼포먼스 끝판왕 / 드라이빙 리뷰

 

[MMK 기획] 2021 기아 K5 리뷰

2부 / 드라이빙 & 퍼포먼스

“지금까지 미국 시장에 이런 성능의 중형차는 없었다”

 

최근 혼다 어코드를 구매한 지인과 함께 2021 기아 K5에 동승했다. 그가 K5의 가속 페달을 여러 차례 밟은 후 내뱉은 첫 마디는 “느낌이 완전 다르다”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초반 가속에서 이어지는 느낌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확실히 2021 기아 K5는 동급 모델 중에서 퍼포먼스 성격으로는 남다른 차별점을 가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2021 기아 K5에는 최상급 퍼포먼스 트림인 GT를 비롯해 기본 베이스 모델인 LX까지 전 트림에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GT에는 290마력 2.5리터 터보 엔진과 8단 듀얼 클러치(습식 타입)이, 나머지 트림에는 1.6리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그런데 이 엔진이 사실 물건이다. 2021 기아 K5에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라는 새로운 밸브 가변 기술로 지금까지 가솔린 내연기관 엔진이 가지고 있는 여러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를 낳았다. 자동차가 힘을 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양이 중요하다. 이 공기는 흡기 밸브라는 것을 통해 전달되는데 이것이 많고 적음에 따라 힘을 중시할 것인지 연비를 더 좋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어떤 한쪽의 엔진 특성을 고려한 가변 밸브 기술이 주를 이뤘다. 성능 운전 영역은 유량의 최대로 이끌기 위해 짧은 듀레이션이 필요하고, 연비 운전에서는 비교적 흡기 밸브의 열림 시간이 길 필요가 있다. 그 때문에 아무래도 기존 가변 밸브 기술들은 연비와 성능, 그 둘 사이 절충점을 찾는 밸브 듀레이션이 필요했다.

최신 CVVD 기술 통해, 연비 5% 성능 4% 향상 효과. 배출가스는 12% 낮춰

기아차의 CVVD 기술은 쉽게 말해 가속 또는 연비 주행 등 운행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리는 ‘시간(듀레이션)’ 제어가 핵심이다. 밸브가 엔진의 요구하는 성격에 따라 열리는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 보니 어느 한쪽을 위한 절충점을 찾기보다 고른 영역에서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실린더 유효 압축비 또한 자유롭게 조절되므로 내연기관 엔진이 꿈꾸는 가변 압축비 엔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로 인해 성능 약 4%, 연비 약 5%를 높이는 효과를 얻었으며 연소 효율도 좋아져 배출가스 역시 약 12% 줄이는 효과를 봤다. 내연기관 역사에 있어서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끈 이 엔진은 2020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 엔진 및 동력 시스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버튼을 통해 스마트, 노멀, 스포츠, 커스텀 네가지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다. Photo=KIA US Media

이 같은 엔진의 장점을 누려보자면 K5에서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운전 모드를 활용해보자. K5에는 스마트, 노멀, 스포츠 그리고 커스텀 모드를 제공한다. 스마트 모드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주행 모드를 자동차 스스로 맞춰준다. 연비 중심의 운전을 펼친다면 에코 모드로, 가속을 즐기는 성향이라면 다이내믹한 방향으로 이끈다.

드라이브 모드 선택 다이얼을 통해 스마트, 노멀, 스포츠, 커스텀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다. Photo=KIA US Media

1.6리터 터보의 엔진 퍼포먼스는 최고출력 180마력/5,500 rpm, 최대토크 195 lb.-ft./1,500 – 4,500 rpm을 낸다. 수치로만 따지면 혼다 어코드 1.5리터 터보 엔진보다 마력은 조금 낮지만, 토크는 높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초반 가속을 빠르게 끌어내는 부분에 포커스를 둔 것으로 다가와 실제로는 조금 더 높은 배기량의 자동차를 타는 것 같다. 그래서 혼다 어코드의 초기 반응에 익숙했던 사람이 K5를 타면 응답성이 빠르게 다가온다고 하는 것을 허투루 볼 것은 아니다.

2021 기아 K5는 2020 혼다 어코드 스포츠(1.5 터보)보다 토크가 더 높아 실구간 가속 등에 유리하다.

더욱더 힘 있는 반응을 느끼고자 하면 ‘스포츠’ 모드를 권한다. 엔진 회전수를 보다 급하게 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엔진음이 적극적으로 실내로 유입되면서 빠른 차를 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커스텀 모드는 오너가 직접 스티어링과 파워트레인을 ‘노멀’ 또는 ‘스포츠’로 맞춰 놓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네 가지 드라이브 모드 외 수동 변속기처럼 기어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쓸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스마트 모드는 적용되지 않는다.

경쾌한 가속과 함께 또 하나 칭찬할 부분은 바로 핸들링과 승차감이다. 2021 기아 K5는 앞서 언급한 대로 기아차의 신형 N3 플랫폼 위에 만들어졌다. 플랫폼의 특징인 저상화 설계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등이 최대한 중심으로 낮게 자리했으며 엔진 진동 및 하중 분산에도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뒤 멀티링크에 스트로크를 스포티 하게 가져간 하이 퍼포먼스 댐퍼를 갖췄다. 여기에 앞바퀴 굴림 레이아웃이 가진 단점 등을 최대한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이 플랫폼 설계를 비롯해 세팅 전반에 걸쳐 있다.

이 차에 쓰인 재료가 참 좋다는 것은 와인딩 로드로 차를 이끌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오르막 길에 들어서면 변속기는 순항보다는 토크를 최상으로 이끌기위한 영역에 중점을 두며 코너 진입과 탈출에 있어서 앞이 한쪽으로 쏠린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언더 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과 생각보다 잘 따라오는 뒷바퀴가 참 재밌다. 무게 중심이 이동과 실제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때 안정감은 코너를 재밌게 탈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GT-라인에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볼스터를 두툼하게 키운 GT 시트, 무엇보다 235/45 R18 사이즈의 피렐리 타이어의 그립은 차체 밸런스와 참 좋은 궁합으로 보인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음이 적극적으로 실내로 유입된다. 빠른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Photo=KIA US Media

운전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이 차가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충격을 잘 거른다는 것이 좋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주변 도시들의 도로 사정은 미국 내에서도 안 좋기로 유명하다. 홀과 갈라진 아스팔트를 지날 때 몸으로 전해지는 기분 나쁨이 덜하다. 타이어가 승차감 위주의 사이즈가 아닌 것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충격을 거르는 능력이면 분명 윗급의 수준을 넘본다. 여기에 뒷좌석 승객의 승차감 또한 이 차의 자랑 중 하나다. N3 플랫폼은 뒷좌석 댐퍼 위치를 꼿꼿하게 세워 만든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뒷좌석 시트의 등받이와 무릎 공간 그리고 허리 누움 정도가 안락한 데다 노면 진동과 소음 억제에 장점을 둔 플랫폼 자체 설계상 특징으로 상당히 편안한 뒷좌석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235/45 R18 피렐리 P-ZERO 타이어는 올시즌 제품을 꼈다. 그립이 우수하고 노면 소음이 적다. Photo=KIA US Media

하지만 약간의 아쉬운 점도 엿보인다. 시승차인 GT-라인은 사실 상급 퍼포먼스 버전 GT와 익스테리어 부분 정도를 공유하는 트림이다. GT가 전용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함께 간다면 GT-라인은 GT의 디자인 테마 쪽에 중점을 둔다. 이 때문에 퍼포먼스 측면에서 GT-라인에는 GT와 차별점이 있다. 특별히 조향 장치와 관련 GT-라인에는 스티어링 칼럼에 조향 어시스트 모터를 단 C-MDPS 타입을 사용한다. 반면 GT에는 랙 구동형 타입인 R-MDPS 타입을 쓴다. R-MDPS의 경우 토크가 높은 엔진, 프런트의 무게가 늘어날 경우 조향에 필요한 힘이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정교하고 원활한 핸들링을 돕는다.

GT 트림에는 R-MDPS 타입 조향 장치가, GT-라인과 기타 다른 트림에는 C-MDPS 타입 조향 장치가 적용됐다. Photo=KIA US Media

따라서 2.5리터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GT에는 R-MDPS 타입이 어울린다.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낮은 GT-라인의 경우 C-MDPS 타입도 크게 무리가 가진 않을 것이다. 다만 향후 애프터 마켓 등을 통해 퍼포먼스 파츠가 더해지거나 휠타이어 인치업 등으로 프런트가 무거워질 경우를 생각해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이밖에 GT에 적용된 패들 시프터, 스포츠튠 서스펜션과 모노튜브 댐퍼 등도 탐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GT-라인에도 눈길을 끄는 옵션이 있다. 바로 AWD다. 올 하반기에 소개될 GT-라인 AWD 패키지는 다양한 편의 장비와 함께 항시 사륜구동을 통해 GT-라인의 성격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GT-라인에 더해질 AWD 옵션과, 290마력 GT 트림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Photo=KIA US Media

2021 기아 K5는 다소 지루함으로 그려지는 미국 중형차 시장에 퍼포먼스라는 개성을 강조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모든 트림에 터보 엔진을 갖춘 것과 핸들링을 강조한 플랫폼 설계. 여기에 하이 퍼포먼스 트림인 GT를 통해 경쟁자와 차별을 꾀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중형 세단의 퍼포먼스를 찾는 소비자라면 2021 기아 K5는 상당히 상쾌한 해답일 것이다. 2021 기아 K5 리뷰 2부 드라이빙 리스폰스에 관한 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MMK 유투브(아래)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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