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MMK=폴황] 스바루가 2026년 미국 시장에서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진의 중심에는 브랜드 핵심 모델인 아웃백(Outback)의 정체성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웃백은 1994년 출시 이후 줄곧 스테이션 왜건 기반 모델로 자리매김해 왔다. 차체 크기는 점차 확대됐지만 왜건 특유의 실루엣과 성격을 유지하며 30년 가까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온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스바루는 2025년 7세대 모델을 통해 아웃백을 보다 전통적인 SUV 형태의 크로스오버로 재구성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보다 넓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이었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6년 3월 미국 시장에서 아웃백 판매량은 1만 4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42.9% 감소했다. 1분기 누적 판매 역시 2만 7,074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 3만 9,934대 대비 32.2% 줄었다. 업계에서는 약 5,000달러 수준의 가격 인상과 더불어, 기존 왜건 기반 정체성을 포기한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고객층 이탈과 신규 수요 확보 실패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전체 실적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스바루는 2026년 3월 한 달간 5만 4,67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3.5% 감소했으며, 1분기 누적 판매는 14만 1,944대로 14.9% 줄었다. 주요 모델별로는 포레스터가 2만 412대로 여전히 판매 1위를 유지했으나 9.6% 감소했고, 어센트는 27.5%, 임프레자는 50.9%, WRX는 17.3% 각각 하락했다. 특히 단종된 레거시는 83.5% 급감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BRZ 역시 월 400대 이하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3월 판매가 13.8%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전기 SUV 솔테라는 1,73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50.4% 증가해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 이후에도 나타난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스바루 오브 아메리카의 제프 월터스 사장 겸 COO는 이번 실적 감소에 대해 2025년 3월 판매가 선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감소 폭을 고려할 때 단순한 시기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아웃백 사례는 모델 고유의 정체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경우, 이를 급격히 변경할 때 기존 고객층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스바루는 SUV 중심 라인업 확대를 통해 시장 저변을 넓히려 했지만, 핵심 고객층 이탈과 포지셔닝 혼란이라는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 모습이다. 아웃백이 단순한 모델을 넘어 왜건 기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가 향후 브랜드 전략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모터미디어코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