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시승] 스타일을 중시하는 당신을 위한 하이브리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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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IA NIRO Touring 

 

국에서 하이브리드카를 고르는 기준은 대체로 두 가지로 압축된다. 프리우스냐? 혹은 프리우스가 아니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선택의 폭은 좁아지지만, 프리우스니까 여러 부분들이 용서가 된다. 그런데 최근 선택에 문제가 생겼다. 프리우스가 새 모델로 바뀌면서 상당히 실험적인 디자인이 적용됐고, 보는 이에 따라 마치 SF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다가온다는 것이다. 전 모델의 다소곳한 모습이 사라진 프리우스. 토요타도 이런 부분들을 느꼈는지 프라임이라는 모델을 급하게 더했다. 테슬라 모델S처럼 11인치 디스플레이를 박아 넣고 앞뒤를 손봤지만, 글쎄…프라임은 또 프라임대로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를 고르라면 프리우스로 손이 갈 것이다. 그러나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를 만나고 나면 생각들이 조금 바뀌게 된다. “왜 하이브리드는 멋지면 안될까?” 니로는 하이브리드라는 장르를 택했지만 괴기한 모습도, 컨셉트카 같은 신발도 신고 있지 않다. 컴팩트 크로스오버 스타일은 세단형 해치백 스타일로 변신한 프리우스보다 활용성이 나아보인다. 니로는 길이X너비X높이가 각각 171.5 X 71.1 X 60.4 인치, 휠베이스는 106.3인치다. 프리우스와 비교해볼 때 휠베이스는 같지만 니로가 더 넓고 높으며 길이만 7인치 정도 작다. 컴팩트 크로스오버라는 형태로 인해 프런트 헤드룸(40.1인치)과 솔더룸(56.0인치)에서 프리우스보다 각각 약 1인치 정도 여유가 있다. 특별히 앉은키가 상대적으로 큰 동양인 체형에 니로는 알맞아 보인다.

 

니로의 첫인상은 영어 단어 중 ‘FIT’이라는 의미가 가장 잘 어울린다. 크지도 작지도, 뭔가 딱 이정도면 될 것 같은 느낌. 프런트에 자리한 기아의 고유 아이덴티티 호랑이코 그릴은 니로에 와서도 자신감있게 적용됐다. 범퍼 아래로 크롬라인을 더해 역동성을 더했고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로 또렷한 눈매를 자랑한다. 얼핏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후드와 헤드램프가 만나는 곳에 볼륨을 넣어 강인한 인상을 만들기도 한다. 사이드뷰는 무난하다. 다만 뒤로 넘어갈 때 싹뚝 잘린듯한 C필러 이후가 조금은 아쉽다. 프런트에 비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리어뷰는 볼수록 정이 드는 스타일. 부족한 디자인은 테일램프에 적용된LED의 현란함으로 만족감을 더했다.  여기에 시승차인 투어링 모델에 적용된 18인치 알루미늄휠은 휠하우스 안쪽까지 꽉찬 느낌을 주면서 안정감을 더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첨단 테크놀러지의 향연이 펼쳐진다. 센터콘솔에 버튼류나 계기판 구성은 심플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해 편의성과 시인성을 높였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의 지름은 무난한 편. 여기에 스마트 쿠르즈 컨트롤과 음성 명령 등 각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버튼들을 심어둔 것도 눈길을 끈다. 센터 스택 아래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데크도 있어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폰을 가지고 있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다른 여러 기능들에도 눈길이 가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탁월한 시야다. 키가 작은 여성분들은 시트 포지션을 조금 더 높여 앉으면 정말 편안한 운전 자세를 얻을 수 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독특한 효과음과 함께 매우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여느 하이브리드카와 같이 충전해둔 전력을 통해 출발을 할 수 있다.  니로는 현대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 둘은 현대기아가 만든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즉 이미 양산된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것이 아닌 시작부터 하이브리드를 염두해서 만든 모델이다. 이 점이 중요한 것은 배터리 배치나 확장, 시스템 구성에 있어서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양산 모델에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을 더한 경우 배터리 문제로 카고 공간에 제약을 받지만, 니로와 아이오닉은 플러그인 모델의 경우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니로에는 103마력 1.6리터 직분사 엔진과 43마력 싱글모터가 결합됐고, 건식 6단 듀얼클러치 미션이 적용됐다. 여기에 1.56킬로와트 출력을 내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통해 보조 동력을 얻는다. 서스펜션 구성은 앞뒤 모두 독립식으로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뒤는 멀티링크 타입을 적용했다. 부드러운 출발 후 속력을 더하기 위해 엔진이 작동할 때에 결합시 오는 이질감은 생각보다 적다. 일반 주행 중 프리웨이와 같은 항속 주행을 할 때에 가속 페달을 적절히 조절해 EV 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연비 운전에 도움이 된다. 제동 또는 가속 페달을 놓을 때 충전이 되는 레벨을 디지털로 표시하는 것과 함께 연비 나무를 꽉꽉 채워가는 것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시속 60 – 65마일 정도를 지켜가며 운전을 해본 결과 평균연비 54.2mpg라는 꽤 괜찮은 실생활 연비를 보인다. 여기에 스마트 쿠르즈 컨트롤은 주행속도는 물론 앞차와의 거리까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해 장거리 운전에 많은 도움을 준다. 발이 편하다고 혹시라도 나태해질 우려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차선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여지없이 경고등이 울려 주의를 준다.

니로에게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핸들링. 투어링 모델에  적용된 225/45/18 사이즈 미쉐린 타이어의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코너 인아웃시 밸런스를 잡아주는 능력이 나쁘지 않다. 전륜 구동에다 배터리팩 등을 갖추다보면 아무래도 균형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겠지만 니로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세팅을 둔 것 같다. 변속기의 S모드를 통해 변속 기어를 메뉴얼로 정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카이기에 결론은 물론 연비로 내고 싶다. 니로 투어링 모델은 18인치라는 휠/타이어 적용으로 16인치를 달고 나오는 아랫급들보다 공인 연비가 조금은 적게 측정됐다. 니로 베이스 모델인 FE와 그 윗급 LX, EX까지는 도심/하이웨이/복합이 각각 51/46/49mpg이고, 투어링은 도심/하이웨이/복합이 46/40/43mpg이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팜스프링스, 보레고 스프링스의 코너와 경사, 가속 구간을 지나는 동안 공인연비보다 크게 떨어지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한편 기아는 니로 EX 모델로 LA부터 뉴욕까지 3천715마일을 횡단하면서 76.6mpg라는 놀라운 연비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것으로 세계 기네스 기록을 수립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낳기도. 연비가 선택 기준의 최우선이라면 니로를 살만한 이유로 봐도 좋다.

도심 출퇴근은 물론 주말엔 아웃도어를 생각하면서도 친환경을 고려한다면 니로는 여러 요구들을 한번에 만족시킨다. 여기에 크로스오버의 실용성과 스타일까지 갖췄으니 미국 생활에 참 좋은 자동차가 아닐까 싶다.

글/사진 황인상 편집장

시승협조: 기아자동차북미법인,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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