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리뷰] 기아 스팅어 GT의 매력 ① SEMA 쇼를 빛낸 한국차

 

2017 세마쇼를 빛낸 한국차. 기아 스팅어 GT

STINGER GT @ 2017 SEMA SHOW

 

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세마쇼(SEMA SHOW)가 전시된 차량이 롤아웃을 하는 마지막 이벤트인 세마 이그니티드를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1주일간 수백대의 튜닝카, 쇼카, 컨셉트카는 물론 전세계에서 모인 애프터마켓 용품 제조사와 바이어들이 한데 모여 사막의 열기가 한풀 꺾인 11월의 쌀쌀한 라스베이거스를 다시금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이름인 세마쇼는 흔히 튜닝카쇼로도 알려져있다. 하지만 세마쇼의 조금 깊은 뜻을 들여다보면 튜닝카는 그저 이 쇼의 한 부분임을 알게 된다. 세마(SEMA)의 뜻 풀이는 ‘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의 앞 글자를 따 ‘SEMA’라고 한다.

이름에서 보듯 자동차와 연관된 특별한 장비들이 모인 시장 또는 협회로 풀어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장비는 통상적으로 애프터마켓 용품으로 보면 좋겠다. 쇼는 기본적으로 트레이드(무역 또는 교환)의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엄격히 말하자면 일반인 관람을 허용하는 ‘오픈투퍼블릭(OPEN TO PUBLIC)쇼’가 아니다. 일반 관람을 위해선 ‘바이어(BUYER)’로 등록을 해야하는데 여기서 쇼의 성격을 짚어볼 수 있다.

1967년 제 1회 세마쇼의 풍경. Photo=Sema

세마 협회의 근원은 지난 1963년 로이 리쳐, 밥헤드먼 등을 포함 9명의 파운더들에 의해 형성됐다.  당초 이름이 지닌 오리지널 의미를 살펴보면 ‘S’는 ‘Speed’를 뜻했다. 쉽게 풀이해보면 60년대 중반 자동차를 더 빠르게 만드는 애프터마켓을 만드는 이들이 한데 모여 시장을 형성했고 이것들의 판매 촉진을 위한 협회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1970년에는 ‘속도’라는 것에 한정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S’를 지금과 같은 ‘Specialty(스페셜티)’로 바꾸고 시장 영역을 넓히게 된다.

첫번째 세마쇼는 1967년 LA 다저스 스테디움에서 열렸다. 당시 약 3천여명의 방문객과 98개의 애프터마켓 제조사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후 규모를 넓혀 1974~ 75년에 애너하임 스테디움에서 행사를 열었다. 당시 늘어나는 참여업체와 방문객들을 감당하지 못한 협회는 애너하임 행사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1977년에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로 무대를 옮긴다. 이 때부터 세마쇼는 전세계 애프터마켓을 대변하는 최대 트레이드쇼로서 자릴 잡게 되고, 매년 11월 첫째주에 쇼를 시작하게 된다.

2017 세마쇼에 입장하는 바이어들. Photo=Sema
베논 F5의 공개 현장. 세마쇼에서는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차들이 경연을 펼친다. Photo=Sema

앞서 살펴본 대로 세마쇼는 자동차를 멋지게 꾸미고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용품사들이 한데 모이는 트레이드 쇼다. 그래서 매년 세마쇼의 꽃은 뉴프러덕(New product) 쇼케이스에 전시된 신상품들이며 이것을 심사해 선정하는 ‘글로벌어워드’가 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프터마켓 제조사들은 자사의 최신 제품의 성능을 뽐내기 위해 해당 년도의 가장 빠른 차를 찾아 꾸미고 쇼카를 준비한다. 그래서 세마에 오면 당대 최고의 튜닝카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세마쇼가 속한 카테고리는 사실 철저한 제네럴 마켓이다. 즉 타인종이 들어가기 힘든 시장 장벽을 가지고 있었다.  자동차들 역시 핫로드 또는 복원된 미국 클래식카나 머슬카 등이 대다수 종목을 이루고, 이들 차를 꾸미는 제조사들로 부스는 채워진다. 그러나 오일 파동 이후 일본차들의 미국 시장 점령과 함께 JDM(Japanese Domestic Market)이라는 새로운 애프터마켓 영역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90년대 이후 미국차의 몰락은 애프터마켓 제조사들로 하여금 아시안 브랜드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2017년 현재 세마쇼를 들여다보면 과연 이 쇼가 ‘제네럴 마켓’일까 할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브랜드들이 참여하고 있고, 퍼포먼스 튜닝 위주의 행사가 자동차 관련 IT나 스마트 기기쪽으로 주 관심사가 옮겨가는 현상도 읽을 수 있다.  

“기아 스팅어 GT. 웨스트코스트커스텀즈(WCC) 와이드 보디킷 돋보여”

이런 변화의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 주자 중 하나가 한국차, 그 중에서도 기아를 들 수 있다. 미국 튜닝 시장에서는 최근 KDM(Korean Domestic Market)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움트고 있다. 미국내 늘어난 한국차들의 숫자 만큼, 그 차들을 타는 사람들을 위한 애프터 마켓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기아는 자사가 가진 박스카 아이콘인 소울을 적극 활용해 이전부터 세마쇼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잡아 왔으며 최근엔 A1A 옵티마, 포르테 쿱 버기 등으로 눈길을 끌어왔다. 하지만 아직은 중앙에서 멤도는 느낌이랄까, 늘 찾는 세마쇼에서 기아를 볼 때마다 그가 가진 열정이 높게 평가받지 못함에 늘 안타까움이 있었다.

WCC의 와이드 보디킷을 입은 스팅어.
깔끔한 리어뷰를 만들어낸 스팅어 하우스의 리스타일링킷.

하지만 2017 세마쇼에서 기아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쇼 전체 평가에서 다크호스로 여겨질 만큼 참관한 모두의 시선을 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비밀은 판매를 앞둔 스팅어 GT 때문이었다. 기아는 2017 세마쇼의 두 대의 스팅어 GT 튜닝 모델을 공개했다. 올해 초 북미 오토쇼 때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온 모델이었는데, 튜닝까지 거치니 그 진가가 더욱 빛났다. 블루 컬러가 돋보이는 WCC 스팅어는 미서부지역에서 커스텀 튜너로 유명한 웨스트 코스트 커스텀즈의 손을 거쳤다.

그들은 스팅어의 펜더를 잔뜩 부풀린 와이드 보디킷을 만들어 GT카의 성향을 보다 더 돋보이게 만들어냈다. 또 하나의 주인공은 스팅어 하우스에서 선보인 스팅어 리스타일링 킷. 이들은 스팅어 전문 튜너로 스팅어의 순정 스타일을 지켜내면서도 완벽함을 더할 수 있는 보디킷과 퍼포먼스 용품을 적용해 화려하지 않고 깔끔한 스타일을 원하는 이들에게 어필을 했다. ‘과격’과 ‘절제’. 이 두 가지 컨셉트를 입은 스팅어GT는 세마쇼 기아 부스를 찾은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 충분했다.

2017 세마쇼에서 가장 멋진 퍼포먼스를 보인 기아 스팅어 GT. Photo=Kia Motors America
멋진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펼친 스팅어GT. Photo=Kia motors america

또 하나, 한국 브랜드 최초로 야외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가진 것도 기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세마쇼의 메인 앞마당과 사우스홀과 센트럴홀 중간에 자리잡은 공간을 늘 미국 퍼포먼스 브랜드들의 점유물이나 마찮가지였다. 그들은 이곳에서 타이어 비명을 날리며 머슬카들과 픽업 트럭의 성능을 과시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마당이 하나 더 늘었다. 세마쇼장으로 진입하는 골드랏에 스팅어 전용 트랙이 생긴 것.

이곳에서 스팅어GT는 드리프트 체험은 물론 오토크로스를 통해 시속 0~60마일 가속 체험과 함께 슬라럼 테스트를 하게 만들었다. 드리프트는 전문 드라이버가 참가자들을 태우고 다양한 드리프트 기법을 선보이며 퍼포먼스를 뽐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오토크로스 였다. 시속 60마일까지 4.7초에 도달하는 스팅어GT의 성능과 함께 브렘보 브레이크의 제동력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 특히 가속력 테스트장을 지나 만나게 되는 코스 주행에서는 ‘네바퀴(AWD)굴림’으로 움직이는 스팅어의 뛰어난 그립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2017 세마쇼 기아차 전시 부스.

스팅어GT를 앞세운 기아는 분명 2017 세마쇼의 다크호스임에 분명했다. 많은 바이어들이 스팅어에 큰 관심을 보였고, 스팅어 전용 애프터 마켓 키트를 만든 업체는 행사 기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스팅어 GT는 곧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차가 된다. 실제 도로에서 만나볼 스팅어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꾸며지게 될까. 2017 세마쇼는 스팅어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신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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