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시승] 365마력 듀얼모터 기본, 최대 282마일 달린다.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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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뛰어난 퍼포먼스 그대로, 전동화 통해 경쟁력 높였다

2023 Electrified Genesis G80 현지 시승 

제네시스 브랜드가 전동화 비전을 선포하면서 그 첫 모델로 2021 상하이 오토쇼를 통해 일렉트리파이드 G80(이하 전기 G80)를 공개했다. 전기 G80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전동화 속 퍼포먼스, 친환경, 디자인에 대한 시작을 담아낸 모델로 미국에는 다소 늦게 소개된 감도 있다.

2021 상하이 오토쇼를 통해 공개 행사를 가진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왼쪽). Photo=Genesis

하지만 최근 그룹 내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를 바탕으로 한 GV60 미국 공개와 함께, 두번째 전동화 모델로 소개된 G80는 기존 제네시스 G80의 장점을 살리면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어떤 조합을 이루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 알칸사주 벤튼빌에서 진행된 전기 G80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제네시스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제네시스 시그니처 크레스트 그릴이 전기차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범퍼 하단에도 G 매트릭트 패턴을 갖췄다.
순수 전기차답게 배기구가 없는 것이 특징. 대신 단정하게 마무리한 것이 눈길을 끈다.

전기 G80의 첫 인상은 사실 가솔린 G80 모델과 크게 다르진 않다. 제네시스 시그니처인 투라인 헤드램프, 크레스트 그릴도 여전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출이 다르다. 먼저 크레스트 그릴은 엔진이 자리하지 않은 이유로 냉각을 위한 틈을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G 매트릭스 패턴은 여전하다. 마치 한 덩어리 찰흙판에 무늬를 조각해 새긴 작품처럼 다가온다.

경계선이 없는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충전구 커버는 그릴 오른쪽에 달려있고, 손으로 눌러서 열 수 있다. Photo=Genesis

여기에 또 하나 숨은 기능이 있는데 바로 충전구를 그릴 안쪽에 숨겨 놓은 것이다. 특히 충전구 커버는 경계선이 없도록 만들어 곧바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릴 중앙을 기준으로 운전석 쪽에 가까운 방향에 자리한 커버는 손으로 눌러서 열 수 있다. 내부는 커버를 지지하는 고리에도 투 라인을 새겨 넣어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범퍼 하단 디자인은 G 매트릭스 패턴을 가로로 길게 넣어 연출했고, 여기에는 냉각을 위한 홀을 마련해 가솔린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일렉트리파이드 G80 전용 19인치 휠. 타이어는 앞뒤 다른 사이즈를 적용했다. Photo=Genesis

전기 G80에는 전용 디자인을 갖춘 19인치 휠이 적용된다. 타이어는 앞 245/45R 19, 뒤 275/35R 19사이즈가 달린다. 가솔린 G80와 가장 큰 차이점은 후면이다. 투 라인 테일램프는 여전하지만 순수 전기차 답게 배기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범퍼 하단이 조금 더 단정한 느낌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디자인적이 요소도 중요하지만 배터리와 모터를 넣고 얼마나 차체가 달라 졌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보통 가솔린 모델을 기반으로 순수 전기차로 전환한 경우, 하체에 대용량 배터리팩을 넣게 되면 뒤에서 볼 때 바닥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전체적인 프로포션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전기 G80의 경우 가솔린 G80와 전체적인 크기를 비교해보면 미세한 부분 정도 차이가 난다.

가솔린 G80와 비교시 높이와 길이, 무게 등에서 차이가 난다.

가솔린 G80는 길이 X 너비 X 높이가 각각 196.7 X 75.8 X 57.7인치이며, 휠베이스는 118.5인치다. 반면 전기 G80는 길이 X 너비 X 높이가 각각 197 X 75.8 X 57.9 인치이고, 휠베이스는 118.5다. 전기 G80가 길이가 약 0.3인치 길고, 높이도 0.2인치 높지만 너비와 휠베이스는 같다. 길고 높아진 숫자는 아무래도 배터리 장착 부문 때문인데, 이로 인해 또 차이가 나는 곳이 인테리어 공간이다.

실내 공간에서도 가솔린 G80보다 헤드룸과 레그룸에서 차이가 있다.

가솔린 G80의 1, 2열 헤드룸(파노라믹 선루프 없는 경우)은 41.1/39.4인치다. 1, 2열 레그룸의 경우 42.5/38.7 인치다.  전기 G80는 1, 2열 헤드룸이 40.3/36.6 인치, 1, 2열 레그룸은 42.1/35.9인치다. 두 모델 모두 숄더룸은 동일하다. 아무래도 전기 수치로 보면 G80 쪽이 가솔린 모델보다 헤드룸과 레그룸에서의 약간의 손해를 본 부분은 있다. 그런데 한 곳이 더 차이가 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트렁크다. 가솔린 G80은 13.1 큐빅피트인 반면, 전기 G80는 10.8 큐빅피트로 저장 공간에서도 차이는 있다.

인테리어 구성은 가솔린 G80와 다르지 않다. 다만 가구 제작 후 남은 나무를 모아 만든 ‘포지드 우드’를 장식재로 사용하고, 시트 등에 천연 염료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요소에 중점을 뒀다. Photo=Genesis
2열 바닥은 순수 전기차답게 가솔린 모델보다 평평하다. 시트 포지션은 체형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Photo=Genesis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이 같은 숫자 차이가 약간 현실적으로 느껴 지기도 한다. 전기 G80는 가솔린 모델과 인테리어 디자인 구성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가로로 넓은 개방감을 주는 디자인이기에 약간 높아진 시트 포지션이 시야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구성은 같다고 하지만 소재는 다르다. 대시보드 나무 장식은 자투리 나무를 사용한 포지드 우드를 사용했고, 시트 등에도 천연염료, 바닥 매트 등에 플라스틱 재생 물질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4.5인치 와이드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에는 전기 주행 등을 알리는 메뉴가 더해졌다. Photo=Genesis
3D 타입 디지털 클러스가 적용됐다. Photo=Genesis

그 외 3D 디지털 클러스터의 구성이 왼쪽 서클에 속도계와 함께 오른쪽 서클에는 전력 사용 그래프와 회생제동 레벨을 나타내는 바 등이 자리해 있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다가온다. 2열로 자리를 옮기면 전기차 특유의 플랫한 바닥이 눈길을 끈다. 가솔린 G80의 경우 후륜 구동축으로 인해 2열 좌우 시트 사이에 상당히 높은 터널이 자리한다. 다만 전기 G80도 완벽하게 평평한 것은 아니고 약간의 구동축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됐다.

 

모터와 배터리팩 등 이유로 가솔린 G80보다 트렁크 공간이 협소하다.

트렁크는 확실히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인해 손해를 본 부분이 있다. 앞서 언급한 용량이 줄어든 것이 눈으로 봐도 확연하다. 특히 안쪽이 볼록하게 올라와 있어 짐 넣을 사이즈가 애매할 수도 있다. 다만 2열 센터 암레스트를 내리고 트렁크와 통하는 커버를 열면, 부피는 작지만 길이가 긴 물건 등은 수납하는데 도움은 될 것 같다.

87.2 kWh 배터리팩, 136kW 모터 앞뒤 적용

본격적인 달리기에 앞서 전기 G80의 파워트레인을 살펴보자. 이 차에는 87.2kWh 배터리팩과 136kW 모터가 앞 뒤로 달려있다. 전기 G80는 싱글 모터나 스탠다드 배터리팩과 같은 옵션이 없고 듀얼 모터 단일 배터리팩으로만 판매된다.

내연기관 엔진을 내리고 전동화 작업을 거쳤지만 제네시스 특유의 퍼포먼스는 여전하다. Photo=Genesis

버튼을 누르면 디지털 클러스터의 디지털 바늘이 환영 퍼포먼스로 운전자를 반기며 모터를 깨운다. 순수 전기차 답게 출발을 위한 준비가 됐는지 소리로 알기는 힘들다. 14.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EV 운행을 위한 정보를 보여주는 섹션이 하나 더 늘었다. 얼마나 갈 수 있는지를 조금 더 넓은 창으로 볼 수 있도록 맞춘 후 다이얼 기어 레버를 조작한다.

드라이브 모드별 앞뒤 모터 구동이 달라, 성향에 맞는 적극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Photo=Genesis

가속 페달을 밟는 양만큼 정직하고 반응하고 부드럽게 출발한다. 원래 조용했던 제네시스 G80가 전기차로 오면서 또 다른 영역의 정숙함을 보여준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그리고 운전자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커스텀 모드가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출발은 후륜 모터 위주의 운전 세팅을 가진다. 출발은 부드럽고 뒤에서 모터가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급한 가속이 필요한 때에는 전륜 모터를 때때로 사용한다. 에코 모드는 정지 상태에서 낮은 속도에 이를 때까지는 듀얼 모터를 통해 차를 움직인다. 하지만 일정 속도가 넘어가면 역시 후륜 모터 위주의 움직임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츠 모드가 인상적이다. 듀얼 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모터의 반응이 빨라진다.

제네시스 특유의 안정된 핸들링과 정숙성은 전기 G80에서도 여전하다. Photo=Genesis

그런데 어떤 드라이브 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솔린 제네시스 G80가 가지고 있던 뒷바퀴 굴림이 주는 정통 스포츠 드라이빙의 DNA를 그대로 지켜가려는 모습이다. 재미있는 것은 DAS라고 불리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주행상황에 따라 전륜 모터와 구동축을 분리하거나 한다. 이 덕분인지 운전을 하는 내내 뒷바퀴 굴림 주행 성향이 더욱더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전기 G80의 공차중량 최대(Curb Highest)는 5,038파운드다. 반면 가솔린 G80 중 가장 무거운 3.5T AWD의 경우 공차중량 최대치가 4,497파운드다. 총 중량에서도 두 모델은 다소 차이가 있다. 확실히 전기 G80 쪽이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스포츠 모드와 같이 적극적인 듀얼 모터를 사용하는 주행에서는 늘어난 중량으로 인해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더 높아진 느낌도 전달한다. 그만큼 힘있게 밀어붙이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후륜 모터에 집중된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때는 역동적으로 치고 나가는 부분이 조금 아쉽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차는 두 개의 같은 출력의 모터를 사용하는데, 구조상 뒷바퀴에 조금 더 큰 출력을 내는 모터를 장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트를 통해 회생제동 레베을 조절할 수 있다. Photo=Genesis

한편 전기차 주행에 있어서 많은 운전자가 안 좋은 경험을 토로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회생제동 레벨이다. 전기차는 달리는 동안 감속을 할 경우 달리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 회생제동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달리면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다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몸이 앞으로 울컥하면서 쏠리는 이질감 때문에 전기차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전기 G80는 회생제동 단계를 물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스티어링 휠 뒤로 달린 패들시프트를 작동시키면 회생제동을 레벨 0-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마지막 단계인 i페달 단계로 돌입하면 ‘원 페달’이라 불리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운전을 할 수 있다. 회생제동 단계는 디지털 클러스터 오른쪽 아래에 자리한 디지털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 페달 단계에서는 전륜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 드라이브 모드에서도 적극적으로 앞 바퀴 회생 제동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달리기와 함께 주행 중 전기 충전까지 고려한다면 에코(ECO) 모드와 i 페달 조합을 권해본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같은 장치도 전기 G80에서 만날 수 있다. Photo=Genesis

이밖에 가솔린 G80에 적용된 장점인 전방 도로 상태를 감지해 그에 맞는 서스펜션 세팅을 돕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도로 노면에서의 소음을 차 안 내부에서 만든 소리를 통해 상쇄시키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도 여전히 전기 G80에서 만날 수 있어 좋다. 여기에 HDA 적용으로 고속도로 운전에 도움이 크며, HAD 작동 시 차로를 유지하고 이탈 방지하는 기능도 더욱더 개선된 느낌이다.

1회 완전 충전으로 약 282마일 주행, 초고속 충전기(350kW 출력) 이용시 10~80% 충전에 22분

전기 G80는 1회 완전 충전으로 약 282마일을 갈 수 있다. 이날 시승은 알칸사주 벤튼빌에서 미주리주에 자리한 한 골프 클럽까지 왕복 약 190마일 정도의 길이를 지녔다. 이 때문에 안타깝게도 시승 중 전기 충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트립 상으로는 kWh당 3.6마일을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승 중 에어컨 사용과 급가속 구간 등을 따져보면 배터리팩 크기만큼 주행거리를 뽑아낼 수 있는 전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1회 완전 충전으로 약 282마일을 달릴 수 있다. Photo=Genesis

전기 G80는 현대기아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선보인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고속 충전 인프라 대부분이 400V 고전압에 맞춰져 있는 것도 현실이지만, 400V 충전소에서도 안정적이며 빠른 속도로 승압이 가능하며, 이 경우 별도의 인버터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이 전기 G80 시스템의 매력이다. 제네시스 미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50kW 충전기 이용시 10~80% 충전을 20분 정도에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측에서는 미국 인 평균 쇼핑 시간보다 더 빨리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구체적인 오너 혜택은 가격 공개에 맞춰 나올 예정이지만, 현재 GV60 전기차에 주어지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전기 충전소에서 3년간 30분 무료 세션 사용과 같은 혜택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럭셔리 전기 세단 시장에서 많은 장점을 갖춘 일렉트리파이드 G80. Photo=Genesis

전기 G80는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로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다양한 매력을 의욕적으로 적용한 모델로 통한다. 특히 전동화까지 고려해 설계한 M3 플랫폼의 장점 덕분에 내연기관을 내리고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었음에도 이질감이 적다. 다만 완벽한 순수 전기차 플랫폼은 아니기에 실내 공간 일부와 저장 공간에서의 손해는 아쉽다. 또한 미국형 전기 G80에는 태양광 패널 루프는 적용되지 않는다. 어쩌면  운전석 머리 공간을 조금 더 확보하려는 전략이 아닐지 유추해본다.

올 가을 시즌 판매가 예상되며, 정확한 가격 등은 판매 기기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Photo=Genesis

미국 시장에서 럭셔리 세단 시장은 사실 볼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럭셔리 순수 전기 세단의 경우는 아직 소비자들이 찾는 마진이 남아있다고 본다. 테슬라 모델 S, 루시드 에어, 벤츠 EQS 등 전기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의 신차는 꾸준하다. 이 시장은 다들 처음 뛰어드는 곳이기에 제네시스가 딱히 루키라고 볼 수도 없다. 다만 신생 브랜드지만 놀라움 품질과 성장을 보여온 제네시스가 전동화 시장에서도 그런 열정과 성장을 끌어갈 수 있을지, 전기 G80의 늘어난 무게만큼 역할도 막중해 보인다.

글│폴황 에디터, 사진 │제네시스 USA, 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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