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대 크로스오버 전쟁. 쉐보레 트렉스냐, 혼다 HR-V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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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하나 일 때는 코롤라(corolla)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둘째가 태어나니까 조금 큰 차가 필요하더군요. 그렇다고 너무 덩치가 큰 SUV는 부담스럽고, 중형차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어요. 소형차보다는 조금 키가 크고, SUV보다는 덩치가 조금 작은. 어디 그런 자동차 없나요?”

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31살 브레드김씨는 올해 둘째를 봤다. 애가 둘이 생기지 동네를 조금만 벗어나도 챙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와이프와 함께 온 가족이 소풍을 한번 다녀오려고 하면, 소형차 코롤라는 정말 감당이 안 된다. 이 참에 차를 바꾸려고 결심한 브레드씨는 열심히 딜러숍을 돌아 다녔다. 하지만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사정을 고려해 예산은 2만달러 내외로 잡았고, 연비도 중요한 선택요소다. 한참을 다리품을 판 끝에 그의 눈에 들어온 두 가지 모델이 있었다. 바로 쉐보레 트렉스와 혼다 HR-V다.

미국은 요즘 콤팩트 크로스오버의 시대다. 현대 투싼이나, 포드 이스케이프, 닛산 로그나, 토요타 RAV4와 같은 크로스오버들은 나름대로의 시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세단과 SUV 경계의 최전선에 서있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아무래도 SUV의 실용성에 중심이 쏠린다. 이들 위로는 중형 사이즈 SUV가 있다. 현대 싼타페, 토요타 하이랜더, 포드 익스플로러나, 쉐보레 에퀴녹스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뻔한 입맛에 질려왔다. 이럴 때 나타난 것이 소형차를 베이스로 만든 콤팩트 크로스오버다. 이제는 세단과 SUV의 경계선에 이들이 서있다. 놀랍게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아웃도어풍 트렉스, 어반 트렌디세터 HR-V

쉐보레 트렉스는 미국 브랜드를 대표하는 콤팩트 크로스오버로 통한다. 쉐보레 소닉을 베이스로 키를 높이고 공간 확보와 함께 세단과 SUV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적절하게 버무렸다. 핸섬한 앞모습과 함께 역동성을 부각시킨 뒷모습이 전체적인 균형미를 이룬다. 최근 등장한 혼다 HR-V는 트렉스와는 조금 다른 이미지를 풍긴다. 트렉스가 아웃도어에 집중된 느낌이 드는 반면, HR-V는 철저하게 어반 스타일을 지향한다. HR-V는 혼다 핏트(Fits)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세대로 따지면 지난 1997년 도쿄모터쇼에서 공개된 1세대의 뒤를 잇는 차세대 모델이다. HR-V는 혼다 엘리먼트의 뒤를 잇는 자리에 위치했고 2014년 LA오토쇼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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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리터 터보 엔진의 트렉스, 1.8리터 무난한 성능의 HR-V

트렉스에는 138마력 1.4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이 달려 나온다. 반면 HR-V는 141마력 1.8리터 4기통 엔진을 갖췄다. 얼핏 보면 HR-V가 더 힘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트렉스의 경우 터보 엔진의 특징을 살려 비교적 낮은 엔진회전수(1,850rpm)에서 최대토크(148 lb-ft)가 나온다. 즉 가볍게 다뤄만 줘도 원하는 만큼 달릴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HR-V는 전형적인 혼다 엔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I-VTEC 시스템을 통해 비교적 높은 엔진상승 한계영역(레드존 6,700rpm)을 지녔고 토크 구간도 두텁다. 트렉스에는 6단 자동기어가 맞물리고, HR-V의 경우 CVT를 장착했다. 

 

역동성? 아니면 안정감?

트렉스의 크기는 길이X너비X높이가 각각 4,248 X 1,766 X 1,674mm이며 휠베이스는 2,555mm. 전체적으로 키가 높고 노우즈가 길게 설계됐다. 콤팩트 크로스오버들이 놓치기 쉬운 아웃도어풍 분위기를 물씬 살려냈으며 엉덩이를 들어올린 치타 같은 역동성이 돋보인다. HR-V의 경우는 4,296 X 1,770 X 1,605mm로 트렉스보다 낮고 넓다. 휠베이스는 2,610mm로 전체적으로도 안정감을 중시한 느낌이다. 트렉스보다 도심 이미지에 어울리며 공간 효율성에서도 앞선 것으로 여겨진다. 승객들의 거주성과 적재 공간에서도 HR-V가 트렉스보단 좋은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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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막하 연비. 실연비는?

쉐보레 트렉스의 EPA 공인 연비는 4WD 기준 도심/하이웨이 24/31mpg(2WD 26/34mpg)를 기록한다. 그러나 미국 <카앤드라이버> 평가 자료를 통해서 보면 EPA기준보다 2-3 정도 낮은 결과를 나타낸다. 실제 주행에서의 연비 효율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HR-V의 경우 EPA 기준 도심/하이웨이 27/32mpg를 나타내지만 <카앤드라이버>는 실제 복합연비가 35mpg 정도 나온다고 밝힌다. 주행조건이나 운전자에 따라 차이는 나겠지만, HR-V쪽이 연비에서는 장점이 더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 오너들간에도 연비 효율에 따른 다른 의견은 있는 바. EPA 공인 자료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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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더 멀티미디어 환경에 강한가?

쉐보레는 최근 차안에서 4G LTE 네트워크를 즐길 수 있도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했다. 안드로이드와 애플용 전용 카앱을 통해 유저의 스마트폰과 직접 연계된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고, 동승자 모두가 차 안에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HR-V 역시 6.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을 즐길 수는 있다. 하지만 쉐보레 ‘마이링크’ 등과 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통한 확장된 기능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통한 다양한 기능과 재미를 느끼기에는 트렉스가 나아 보인다.

 

2만 달러대의 고민, 싱글은 트렉스, 젊은 부부는 HR-V.

스타일만 중시할 경우 트렉스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HR-V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심심해 보인다. 성능에서는 트렉스가 수치상 마력은 낮지만, 1.4리터 터보엔진의 특징상 낮은 영역에서부터 충분한 토크를 즐길 수 있어 운전의 재미는 더 좋다. 주행안정성에 있어서는 HR-V쪽에 힘이 실리다. 게다가 연비가 차 고르기의 큰 요소라면 HR-V에 눈길이 간다. 실내 공간 활용성에서도 트렉스보다는 HR-V가 아기자기하면서도 쓸모가 많다. 차 안에서 인터넷 등 다양한 재미를 더하고 싶다면 트렉스가 아직은 우위에 선다. <MMK>의 결론은 이렇다. 주로 혼자 운전하거나 주말마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고 싶은 싱글들에겐 트렉스가 어울린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에게는 HR-V가 훨씬 유용해 보인다. 가격은 둘 다 등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2만 달러 내외로 구매할 수 있어 큰 부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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