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시승] 한국 출시 앞둔 임팔라 미국에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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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VROLET IMPALA V6 3.6 LTZ ]

국 출시를 앞둔 쉐보레 임팔라를 미국 현지에서 잠시 만나봤다. 현지의 시각으로는 임팔라는 분명 잘 만든 풀사이즈 세단임은 분명하다. 족보를 들여다봐도 무려 10세대를 거쳐온 뿌리깊은 모델이며 미국적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8기통 뒷바퀴굴림 세단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온 걸출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 차가 한국에 가면 어떤 대접을 받게 될까? 또한 경쟁이 치열한 준대형급 시장에서 이길 경쟁력은 갖추고 있는 것일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임팔라에 앉는다.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신형 임팔라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멋진 수트를 빼입고 매너가 좋을 것 같은 젠틀맨이 떠오른다. 실제 임팔라 출시 후 등장한 커머셜 CF에서는 “클래식 이즈 백(Classic is Back)’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0년대 풍요로운 미국 사회를 대변하는 복식을 갖춘 멋진 신사가 등장한다. 광고의 영향 때문일까? 이 차를 타야만 마치 미국 주류사회와 어울릴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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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자동차디자인들은 하나 같이 개성을 중시한다. 현란한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을 지닌 경쟁 모델을 보다가 정석에 기초해 군더더기 없이 구색을 맞춘 임팔라의 프런트는 한벌 정도 집안에 모셔둔 맞춤형 정장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어색하지가 않다. 시승 모델은 V6 3.6리터 엔진을 갖추고 2LTZ 급 옵션을 갖추고 있다. 이 차엔 반응형 크루즈 콘트롤과 함께 전방출동경고 장치 센서 등을 갖춘 그릴이 달려 나와 하위등급과 차별을 이룬다. 그릴 디자인은 대형 보타이(나비넥타이)가 그려지기도 하고, 기아차의 호랑이코처럼 보이기도 한다.

GM의 최신 풀사이즈 세단용 앞바퀴굴림 플랫폼인 입실론II는 임팔라에 와서 완성도가 높아진 느낌이다. 이 플랫폼은 롱휠베이스 버전과 숏휠베이스 버전으로 나뉘는데, 롱휠베이스는 뷰익 라크로스(한국명 알페온)와 캐딜락 XTS 등에 사용되며, 숏휠베이스 모델은 신형 말리부, 오펠 인시그니아 등에 쓰이고 있다. 입실론II는 독일 오펠에서 설계를 담당했고, 앞바퀴굴림과 더불어 네바퀴굴림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임팔라에는 앞바퀴굴림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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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봐도 이 차는 정말 크고 길다. 전체적인 크기를 살펴보자면 길이X너비X높이가 각각 5,110 X 1,900 X 1,496mm에 이르고, 휠베이스는 2,840mm다. 미국에서 동급 경쟁 모델로 분류되는 현대 아제라(길이 X 너비 X 높이=4,910 X 1,860 X 1,470mm, 한국명 그랜저)와 비교해보면 길이에서 차이가 분명해진다. 여기에 시승모델은 최상급 20인치 알루미늄휠이 달려있어 덩치로만 보면 현대 에쿠스와 맞먹어 보인다. 

묵직한 도어를 열고 안으로 운전석에 앉으면 또 다른 재미가 오너를 반긴다. 초대형 요트의 조종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물결치듯 가로로 뻗어나간 디자인 구성 덕분에 개방감이 탁월하다. 하지만 거북이 등같이 생긴 스티어링휠 디자인은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다. 유격도 어딘지 동양인에게는 조금 어색하게 다가온다. 센터콘솔의 구성 역시 외관만큼 단순하고 명료하다. 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중심으로 송풍구가 좌우로 자리했고, 아래에는 다이얼 타입 공조기를 배치했다. 그리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컵홀더가 기어 레버 옆에 자리했고, 기어레버는 말리부에서 보던 엄지로 ‘+,-‘를 눌러가며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는 타입이 자리했다.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자리한 곳에는 시크릿 큐브라는 기능이 달려있어 디스플레이가 전동으로 위로 올라가면 그 안에 커넥터를 꼽아 스마트폰을 넣어두거나, 지갑, 중요 서류 등을 수납할 수 있게 배려했다. 등받이와 허벅지 아래가 상당히 편하다. 시트의 면적도 좁지 않아 덩치가 조금 있는 오너인 경우 편안함의 차이가 더욱 높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임팔라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뒷좌석이다. 동반석에 승객이 앉은 상태에서 뒷좌석 상석(오른쪽)에 앉아도 앞 시트와 무릎 사이에 손한뼘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이뿐 아니라, 차안에서 전자기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110V용 콘센트를 갖춘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이 옵션이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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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차는 중학생 이상 자녀 둘 이상을 둔 중산층 가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풀사이즈 세단이기에 뒷좌석에 대한 고급적인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센터 암레스트 역시 컵홀더 외엔 받침기능에 충실하고 한국 고급 중형차 이상에서 볼 수 있는 뒷좌석 전용 모니터나 거울 및 독서등, 터치 스크린 공조조절장치 등은 보이질 않는다.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밀린 임팔라가 한국에서 어떻게 소퍼드리븐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시동을 켜고 천천히 이 육중한 차체를 움직여 본다. 시승 모델은 V6 3.6리터 엔진이 달려있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2.5리터 4기통 엔진을 고를 수 있다. 최고출력은 305마력/6,800rpm, 최대토크는 36.4kg·m/5,200rpm을 낸다. 300마력이 넘는 힘은 5미터가 넘는 차체를 끌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가볍게 밟히는 가속페달은 이내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임팔라를 가볍게 치고 나갈 힘을 모아준다. 성큼성큼 달려나가는 첫 느낌은 무척 부드럽게 다가온다. 알페온 V6보다는 조금 더 경쾌하게 다가온다. 이내 공도를 떠나 프리웨이 차를 올리고 있는 힘껏 페달을 밟아본다. 6단 자동 변속기의 반응은 4단에서 밀어붙이는 비율이 좋다. 6t70 계열 자동변속기는 대체로 4에서 5단 사이 효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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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릴수록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요소도 있다. 바로 소음과 세스펜션 세팅이다. 노면 소음과 충격은 거스른다는 느낌보다는 도로 사정을 모니터링 해주듯 오너에게 적극 보고하는 형태를 취한다. 같은 플랫폼의 알페온이나 XTS의 경우 노면 소음 차단이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임팔라는 하체방음에 신경을 조금 덜 쓴듯한 느낌이다. 만일 이대로 한국에 간다면 NVH(소음, 진동,충격) 보강에 조금 더 힘을 써야 할 것 같다. 미국형 임팔라는 2015년형으로 오면서 차안에서 4G 네트웍크를 통해 핫스팟(WIFI)을 즐길 수 있도록 온스타 기능을 강화시켰다. 8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통해 즐기는 쉐비 마이링크는 오너의 스마트폰과 연결, 경쟁 모델들보다 스마트환경에 더욱 가깝게 구성됐다. 여기에 보스(BOSE) 오디오 시스템도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큰 덩치에 4기통 엔진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그런대로 쓸만한 편에 속한다. EPA 기준 임팔라 3.6의 공식연비는 도심/하이웨이 19/29mpg를 기록한다. 최근 닛산 맥시마의 경우 300마력을 넘기면서도 하이웨이 연비 30mpg를 뽑아낸 것으로 볼 때 임팔라 역시 연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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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임팔라의 인증을 마쳤다고는 소식이 있었다. 이제 곧 한국 소비자들에게 임팔라의 첫선을 보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다분히 미국적인 사고방식 속에서 탄생된 이차가 한국 사회에 어떠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디자인 적인 부분에서는 현란한 현대차보다는 분명 중후함에 목말라했던 이들을 자극할 것이지만,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풍겨지는 다소 보수적인 색채는 한국적 발랄함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여기에 디젤 엔진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과 동급 한국산 모델대비 고급화에서 밀리는 디테일 등이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차가 한국에 출시하기로 된 이상, 분명 한국 시장에 맞도록 부분적인 변화는 기대해볼 수 있겠다. 다른 건 몰라도, 서울 시내에서 검정 임팔라를 본다면 그 존재감 하나로 상품 가치는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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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협조: CHEVROLET, SIMPSON OF GARDEN GROVE(www.simpsonchevroletgardengrove.com)

                   (10150 Trask Ave. Garden Grove, CA 9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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