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MMK=폴황] 미국과 영국이 영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를 기존 27.5%에서 10%로 인하하는 부분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관세 인하 혜택은 연간 10만 대까지로 제한된다.
영국 자동차업계 1위 수출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9만5천 대를 판매했으며, 영국 전체의 미국 수출 규모는 약 10만2천 대였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4월 관세 여파로 미국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이번 주 재개했다.
이번 합의에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도 포함됐다. 영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는 0%로 낮춰졌으며, 일정 수입 한도(쿼터) 내에서만 적용된다. 또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항공기 엔진과 부품을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영국은 미국산 에탄올에 부과되던 19% 관세를 철폐했다. 참고로 영국은 2021년부터 E10 연료(에탄올 10% 함유)를 표준 휘발유로 사용 중이다.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포드, 스텔란티스, GM 등 ‘빅3’를 대변하는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이번 합의에 강하게 반발했다. 위원회 회장 맷 블런트(Matt Blunt)는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캐나다·멕시코와 깊이 통합돼 있다. 영국과는 그렇지 않다. 미국 정부가 북미 파트너들보다 영국을 우선시한 것은 실망스럽다.”
그는 특히 이번 협정으로 인해 “미국산 부품이 거의 없는 영국차가 멕시코·캐나다산 미국 부품 차량보다 더 저렴하게 수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부품은 일시적으로 관세가 면제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완성차는 비미국산 부품 비율에 따라 관세가 부과된다.
🇬🇧 영국 “자동차 산업 25만 일자리 지켜내… 환영한다”
이번 관세 인하 합의는 양국 간 첫 자동차 무역 협정으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영국 자동차 산업은 미국에 연간 약 119억 달러(약 9조 원) 규모로 수출하고 있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재규어 랜드로버 CEO 애드리안 마델(Adrian Mardell)은 “이번 협정은 우리 업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 사회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의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산 차량 대부분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협정이 “향후 아시아와 유럽 경쟁국들과의 무역 협상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모터미디어코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