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MMK=폴황] 미국 휘발유 가격이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지 못할 경우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글로벌 연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체 원유 생산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중반대로 상승했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iSeeCars의 수석 애널리스트 칼 브라우어(Karl Brauer)는 “높아진 유가가 소비자들의 월 예산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미국 내 가솔린 차량 운전자들은 향후 1년 동안 평균 706달러의 추가 연료비를 부담하게 된다. 만약 중동 사태가 해결된다면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른바 ‘전쟁 할증(War Penalty)’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휘발유 가격 상승분만을 반영했다. AAA 기준 전국 평균 일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81달러에서 4.10달러로 약 46% 급등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져 5월 7일에는 4.564달러까지 올랐으며, 5월 29일 기준으로도 4.391달러를 기록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2022년 6월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갤런당 5.034달러를 넘어설지 여부다. 만약 당시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미국 운전자들은 전쟁 이전 대비 연간 최대 1,000달러 이상의 추가 연료비를 부담할 수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차량은?
연료비 부담은 차량 종류와 거주 지역, 주행거리, 운전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급가속과 고속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일수록 연료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연구 결과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차량은 예상대로 대형 내연기관 SUV였다.
1위는 토요타 세쿼이아(Toyota Sequoia)로 연간 추가 연료비가 1,623달러에 달했다. 뒤이어 쉐보레 서버번(Chevrolet Suburban)이 1,542달러, 닛산 아르마다(Nissan Armada)가 1,512달러의 추가 부담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미니밴 부문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SUV와 픽업트럭이 가장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iSeeCars에 따르면 미니밴이 주요 가솔린 차량 세그먼트 가운데 가장 큰 평균 연료비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니밴 운전자들은 연간 평균 1,139달러의 추가 연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연료비 부담이 큰 대형 SUV와 픽업트럭 오너들의 구매 패턴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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