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아 니로의 본격 판매와 함께 기아 미국판매법인이 미국 아시안 미디어를 상대로 시승 이벤트를 가졌다. 10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2023 기아 니로를 타볼 기회를 가졌다.
2세대 모델로 미국을 찾은 기아 니로는 N3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전용 모델이다. 하이브리드를 기본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순수 전기차(EV) 세 가지 모델을 만날 수 있다. 먼저 2023 니로 하이브리드 SX 투어링 트림부터 만나본다.
첫인상은 지난 2019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하바니로 콘셉트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 슬릭하게 이어진 후드와 그릴 경계도 그렇고 하바니로에서 선보인 독특한 DRL도 양산 니로에서 더해졌다. 심장박동 시그널을 형상화한 DRL 안쪽으로 LED 헤드램프가 자리했고 크램셸 후드를 통해 마치 한 덩어리 같은 볼륨을 느끼게 한다.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을 위해 후드에서 측면 펜더로 이어지는 라인을 독특한 느낌을 주고 스키드 플레이트를 갖춘 프런트 범퍼가 거친 느낌을 강조한다. 여기에 LED 안개등도 상당히 좋은 상품 포인트다.
1세대 니로보다 길이 너비 높이 및 휠베이스도 커졌다.
옆에서 보면 확실히 커진 느낌이 든다. 신형 니로의 크기는 길이 X 너비 X 높이 각각 174 X 72 X 61인치의 크기를 가진다. 휠베이스는 107.1인치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길이(+2인치)와 너비(+1인치) 높이(+1인치)다 다 커졌다. 휠베이스도 0.8인치가 늘었다. 여기에 하바니로 콘셉트에서도 눈길을 끈 독특한 C 필러 컬러가 눈길을 끈다. 특히 C 필러는 볼륨을 강조하기 위해 차체 바깥으로 조금 부푼 느낌인데, 내부에 공기 통로를 만들어 테일램프로 이어지게 한 점이 독특하다. 게다가 스팅어에서 본 것 같은 5스포크 타입 18인치 알루미늄 휠은 니로 디자인을 더욱더 돋보이게 만든다.
후면부 디자인은 스포티지에서 봤던 부메랑 아이덴티티를 테일램프로 가져왔다. 상당히 세련되면서 미래지향적 느낌이다. 리어 범퍼 하단에도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해 레저를 즐기는 크로스오버 성격을 강조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신형 니로의 가장 도드라진 장점이 눈길을 끈다.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디자인으로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높이가 다르게 이었다. 커브드 느낌이지만 운전석에서 보는 시선은 더 편하다. 공조 장치와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하는 터치패널은 EV6와 스포티지에서 익숙한 디자인이다. 대시보드 상단은 암석을 형상화한 무늬가 눈길을 끌고 도어트림 대시보드와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도어트림 디자인은 버튼 등 높이가 처음엔 조금 어색하게도 다가온다.
1열은 생각보다 거주성이 좋다. 2열 또한 차급을 생각했을 때 부족하다는 느낌보다는 최대한 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는 흔적이 엿보인다. 여기에는 2열 전용 독립 송풍구도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EV6에서 익숙한 느낌이고 디지털 클러스터 내부 디자인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에서 익숙한 것이다. 기어는 다이얼이 아닌 스틱 방식으로 사용이 직관적이고 편하다. 기어 레버 주변으로 히팅 및 통풍 시트 기능 등을 모았고 오토 홀드 및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도 있다.
기어 레버 앞에 높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하이브리드답게 전기적 구동 장치들이 먼저 반긴다. 신형 니로는 1.6리터 4기통 엔진에 32kW 모터,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195파운드-피트를 낸다. 차급에 비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EV READY’라는 사인이 뜨면 전기로만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모터가 부드럽게 차를 밀고 나가면 본격 출력이 필요한 순간부터 엔진이 개입한다. 부드러운 출발 후 엔진과 이어지는 부분이 이질적이지 않다. 듀얼 클러치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변속 시 이질감과 체결 시 충격 등도 덜하다. 하이브리드 운용 상황은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제동 장치를 밟을 때 충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다. 주행 중 EV 모드를 적절하게 활용해가면서 운전하면 실제 평균 주행 연비가 크게 좋아진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티어링 휠 아래 달린 버튼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2023 기아 니로에는 ‘에코’와 ‘스포츠’ 두 가지를 고를 수 있다. 에코 모드는 가속에서는 조금 시원함이 덜하지만, 연비 위주의 운전이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디지털 클러스터의 컬러가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엔진 반응도 적극적으로 변하며 패들 시프트를 통해 수동 변속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물리적으로 바꾸는 드라이브 모드는 아니지만, 설정을 통해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린존은 모드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밀집 시설, 공원, 배출가스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지날 때는 적극적으로 EV 모드를 활용하도록 만든 기능이다. 실제 해당 지역을 지날 때는 디지털 클러스터에 ‘그린존 모드’가 표시되면서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이 낮고 핸들링 위주 세팅이 돋보이는 플랫폼 특성상, 신형 니로 역시 하이브리드와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몸놀림이 좋다. 운전 포지션도 낮은 편에 속하고 운전자를 감싸는 디자인은 코너링이 필요한 구간에서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준다. 여기에 다소 단단한 편에 속하는 서스펜션 세팅과 안정된 무게 배분 등은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생각보다 힘을 잘 빼내는 제동력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시승차에는 HDA가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연동하며 앞차와의 거리를 4단계로 설정, 차로 유지하며 운전을 돕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긴장이 다소 풀어지며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게 되면 다시 잡으라는 경고도 울린다. 특히 설정된 속도 내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스스로 멈추고 출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꽉 막힌 도로에서 발이 편하다.
반나절 시승한 2023 기아 니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와 연비 등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미 환경청 연비는 복합 53mpg로 상당히 훌륭하며 실제 스포츠 모드와 가속 구간을 병행하며 운전을 했지만, 평균 연비는 45mpg 이상을 유지한다. 연비 위주 운전을 한다면 공인 연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신형 니로는 LX, EX, EX 투어링, SX, SX 투어링 트림이 판매된다. 파워트레인은 모두 동일하다. LX는 $26,490부터 시작하며, 최고 트림인 SX 투어링은 $34,790부터 시작한다. 신형 니로에 적용된 기능과 크로스오버 디자인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가성비다.
2023 기아 니로는 오늘 만나본 하이브리드 모델 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버전도 있다. 순수 전기차는 안타깝게도 시승 시간이 짧아 다음에 리뷰할 한 번 더 리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기아에게 니로는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친환경 비전 선포 이전부터 기아의 미래를 대변한 모델이다. 새로운 기아의 디자인, 비전을 담아낸 2023 기아 니로. 다양한 매력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으로 다가올지 기대를 모은다.
시승협조: 기아 미국판매법인, 젠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