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 쌩쌩. 미국은 꽁꽁. 폭스바겐의 우울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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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글로벌 리더의 애환

잘나가는 폭스바겐. 왜 유독 미국에서는 기를 못 펼까? 주변을 봐도 폭스바겐을 사려는 이들보다 여전히 일본차 또는 미국차를 선호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미주한인사회에서도 한국에서 막 건너온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겪었던 폭스바겐의 장점이 회자될 뿐. 정작 지역에 기반을 둔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외면당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정말 좋은차가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본지에서는 미국 폭스바겐의 현실과 문제, 그리고 미래를 짚어보는 연재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을 미주한인 소비자들에게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100퍼센트를 상회하는 성장률 속에 숨겨진 참담한 비밀

 ② 폭스바겐을 외면하는 미국소비자들의 4가지 이유

 ③ 미국 시장을 석권할 폭스바겐의 저력

폭스바겐 미국법인 대표 마이클 혼. 지난 뉴욕 오토쇼에서 올해 주목할 새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폭스바겐 미국법인 대표 마이클 혼. 지난 뉴욕 오토쇼에서 올해 주목할 새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스바겐이 2015년 상반기 누적판매 504만대를 기록하며 자동차업계 선두주자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판매가 폭스바겐을 공룡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다 폭스바겐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자동차 브랜드의 각축장인 미국에서는 폭스바겐의 존재 가치가 여전히 신통치 않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몇 대나 팔았나?

2015년 6월까지 총 174,442대. 지난해 6월 누적판매 대비 -2.62퍼센트 기록.

폭스바겐 미국법인이 공개한 지난 6월 자료에 따르면 총 3만436대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판매 2만8천827대보다는 높은 수치로, 약 5.58퍼센트가 늘어났다. 하지만 6월 누적자료를 보면 17만4천442대로 지난해 6월까지의 누적자료(17만9천144대)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2.62퍼센트를 기록했다. 7세대 골프 등 주력 모델체인지를 통했음에도 전반적으로 보면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한 셈이다.   

잘나간다는 골프 패밀리만 따로 떼어서 보면 성적은 그리 나쁘지는 않다. 골프 패밀리란 최근 폭스바겐 미국법인이 ‘골프, e골프, GTI, R, 스포트웨건’을 한데 묶어 표현하는 방식이다. 골프 패밀리는 지난 6월에 6천145대를 팔았다. 출시 시기 때문에 지난해 자료와는 골프와 GTI만 겹친다. 가지치기 모델 덕분에 골프 패밀리의 올해 6월 누적판매를 보면 3만724대로 지난해 6월 누적 1만1천469(2014년에는 골프와 GTI가 주력)보다 월등히 앞선다. 상승률도 따지면 무려 167.9퍼센트가 증가했다. 폭스바겐 또는 언론사들은 이런 성장 숫자에 근거해 폭스바겐 골프 패밀리의 100퍼센트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사로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참담하다.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골프 패밀리들.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골프 패밀리들.

 골프와 더불어 또 하나의 주력인 제타를 보자. 사실상 폭스바겐 미국법인은 제타가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타는 지난 6월에만 세단과 왜건을 포함 총 1만1천80대를 팔았다. 6월까지 누적판매는 6만7천18대로 사실상 전체 판매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제타 역시 지난해 6월 누적판매와 비교해보면 -12.2퍼센트를 기록했다.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이다. 

폭스바겐의 중형 또는 그 이상 고급 라인들은 정말 답답한 판매대수를 보인다. CC는 6월 한달 522대를 팔았고, 투아렉은 561대에 그쳤다. 그나마 시장이 제일 큰 중형 사이즈 세단에서도 간판 스타인 파사트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파사트는 6월 6천984대를 팔아 지난해 7천222대를 판 성적보다 -3.3퍼센트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판매를 봐도 4만2천195대로 지난해 동월대비 누적 판매보다 무려 -15.2퍼센트를 나타냈다.

토요타 캠리 6월 한 달에만 37,408대 팔아. 파사트 6월 누계와 약 5천대 차이.

이쯤 되면 사실상 폭스바겐은 미국 최대 시장인 중형차 부문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토요타 캠리와의 비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캠리가 6월 한달에만 3만7천408대를 팔았다는 사실을 폭스바겐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난 6월 혼다 어코드는 2만7천477대를 팔았고, 닛산 알티마의 6월 판매는 2만9천418대를 기록했다. 미국 브랜드를 한번 살펴볼까? 포드 퓨전의 6월 판매는 3만1천325대로 경이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GM 말리부는 1만5천228대지만 파사트보다는 약 2배 가까운 판매를 보인다. 미국과 일본 브랜드만이 문제는 아니다. 이제는 사실상 한국 브랜드인 현대와 기아의 판매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현대 쏘나타는 6월 판매가 1만5천199대를 나타냈고, 기아 옵티마는 1만3천488대를 팔았다. 

미국법인의 허리를 지탱해줘야 하는 파사트. 아직까지는 부실하기만 하다.
미국법인의 허리를 지탱해줘야 하는 파사트. 아직까지는 부실하기만 하다.

수치의 비교는 몇 대를 팔았다는 숫자 놀음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는 신장률에 가려진 미국 시장에서의 폭스바겐의 현실을 보고자 함이다. 판매가 상승했다는 골프 패밀리 역시 타사 경쟁모델의 판매에 비하면 샴페인을 터트릴 숫자가 아니다. 폭스바겐이 이렇게 미국시장에서 못 팔게 된 것에는 사실 여러 이유가 있다. 북미법인도 그런 부분들을 뛰어넘어 북미 판매를 늘리는 다양한 처방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6월 누적 판매 집계는 자동차회사들에게 정말 중요한 기점이다. 여기에는 신차 투입시기는 물론 올해 말 어떤 성적표가 날아올지를 가늠해보는 터닝포인트다. 폭스바겐 미국법인의 상반기 성적표는 사실 낙제점에 가깝다. 신차들이 투입됐음에도 지난해 동월 누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 그 좋은 폭스바겐이 왜 이런 성적표를 얻는 것일까? 본지는 마이클 혼 대표가 언급한 ‘제한적 성장’과 더불어 미국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4가지 이유를 다음 편에 다루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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