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한인들에게 미국차는 아직 거리가 있는 듯하다. 특별히 젊은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 반기를 든 친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만난 데니 오씨는 미국차, 그 중에서도 머슬카 마니아다. 미국차는 편견보다 장점이 많다고 주장하는 그는 머슬카의 매력에 빠지면 좀처럼 다른차는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고 한다. 노란색 컬러가 돋보이는 닷지 차저를 끌고 나타난 데니 오. 그가 전하는 머슬카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DODGE CHARGER SRT8 SUPER BEE
“머슬카 타는 진짜 남자”
데니 오(MGM 그룹 M라이프 로열티 마케팅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먼저 MMK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다. 미국에는 중학교 때 왔고 UNLV(네바다주립대 라스베가스)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 했다. 졸업 후 라스베가스내 여러 호텔 그룹들을 거쳐 현재는 MGM그룹 본사 M라이프의 로열티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M라이프는 MGM그룹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및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을 진행하는 부서다.
▷이 차를 고른 이유와 장단점
평소 머슬카에 관심이 많았다. 이유는 넉넉한 힘과 멋진 스타일 때문. 면허를 따고 처음엔 BMW 330CI를 탔다. 하지만 늘 마음 속에 미국 머슬카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에 그 다음차로 머스탱을 샀다. 하지만 V6 엔진으로는 더 큰 만족을 얻질 못했다. 게다가 쿠페만 탔기에 세단을 한번 타볼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닷지 차저가 눈에 들어왔고 V8 HEMI 버전을 고르던 중에 2012년형 수퍼비(Super Bee) 모델을 발견했다. 더욱 반가운 것이 수버피 가격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까지 내려왔었다. 수버피를 앞에 두고 망설임은 낭비라고 생각, 곧바로 스팅거 옐로우 컬러의 SRT8 수퍼비를 손에 넣었다. 드디어 원하던 뒷바퀴굴림 아메리칸 8기통 세단을 얻은 것이다.
수퍼비의 장점은 첫째, 역사를 지닌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 차는 1970년대 닷지 코로넷을 기반으로 최초 모델이 만들어졌다. 당시 머슬카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최초의 모델이 아닐까 싶다. 높은 성능은 그대로 남기고 조금 낮은 가격으로 론칭되어 많은 젊은이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이후 멕시코 등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다 지난 2006년 북미오토쇼를 통해 새로운 닷지 차처의 몸을 빌려 수퍼비가 다시 태어났다. 지금 모델은 한번 더 리디자인을 거친 것이다.
수퍼비의 탄생은 낮은 가격대의 머슬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모델 역시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갖추고 태어났다. SRT8 최고급 차저에서 다양한 편의장비 등만 빠지고 달리기 위한 옵션들은 그대로 남겨진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패들쉬프트가 더해졌고 브렘보 브레이크와 HEMI 엔진 그리고 튜닝 서스펜션이 있다. 또한 블랙 스트라이프로 꾸며진 멋진 외관이 이 차의 장점이다. 단점이라고 하면 역시 엔터테인먼트 장비 등이 조금 부족한 것. 차처 상급 모델에 들어간 전자식 서스펜션이나 디스플레이 모니터 등이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이 달려있어 나름대로 만족하고 타고 있다.
▷달리기는 어떤가? 브랜드에 대한 생각은?
머슬카를 타면 한 가지 분명한 것들이 있다. “나는 지금 충분한 파워를 지닌 차를 탄다”라는 점이다. 즉 어떤 구간, 어떤 상황에서도 넉넉한 토크는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보장한다. 특별히 수퍼비의 서스펜션은 주행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잡은 듯하다. 무거운 무게와 커다란 몸집에도 불구하고 핸들링은 놀라운 정도로 정교하다. 브렘보 브레이크는 딱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을 보인다. 평소 라스베가스 인근 레드락 마운틴 또는 스프링 마운틴에서 와인딩을 즐기는 편인데, 별다른 튜닝 없이 순정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스러운 달리기가 가능하다. 민첩하진 않지만, 넉넉하게 밀어 붙이는 맛에 이 차를 탄다. 수퍼비는 나의 첫번째 닷지다. 아시안,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닷지를 타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 유럽제 모델을 선호한다. 물론 잡소리나 둔탁하게 보이는 플라스틱 마무리 같은 것은 미국차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내구성이나 기본기에 있어서 닷지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2015년형 최신 모델들은 더욱 좋아졌다고 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끝으로 수퍼비를 타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나?
미국에서 머슬카를 탄다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일종의 유대감을 준다. 국산차 중에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모델은 항상 반가운 법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거나 정지 신호에 서있다 보면 항상 창문을 열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주는 미국인들이 많다. 한번은 경찰이 차를 세우더니 ‘멋진차’라고 말하면서 지나가기도 했다. 유럽이나 일본제 차를 탄다고 하면 이런 유대감은 없을 것 같다. 미국차, 특별히 수퍼비 같이 그들의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모델들을 탄다는 것은 자동차를 넘어 그들과 문화를 공유한다는 맛이 있는 듯하다. 라스베가스에 오시는 MMK 독자분들 중 혹시 길에서 ‘BUL GOGI(불고기)’ 번호판을 단 노란색 차저를 만난다면 가볍게 경적을 울려주길 바란다.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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