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MMK=폴황] 쉐보레 콜벳 C8이 도로에 등장한 지 어느덧 5년. 차세대 모델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너럴 모터스(GM)가 새로운 콜벳 콘셉트들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C9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카는 GM이 최근 영국에 설립한 첨단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것으로, 올해 공개될 여러 콜벳 디자인 중 하나다. 마치 미래형 슈퍼카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외관과 함께,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1963년 ‘스플릿 윈도우’ 재해석… 콜벳 DNA를 유지한 미래형 디자인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역시 걸윙 도어와 앞뒤 유리를 가로지르는 스플릿 윈도우 라인이다. 이는 1963년 콜벳 스팅레이의 상징적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콘셉트카임에도 브랜드 헤리티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차량 중앙에는 하나의 굵직한 스파인 구조가 자리 잡고 있으며, ‘Apex Vision’이라는 이름의 시야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에게 주변 환경을 넓고 명확하게 보여준다.
차체 크기는 전고 40.7인치, 전폭 85.8인치, 전장 183.8인치로, 현행 C8보다 더 낮고 넓은 비율을 갖췄다. 전륜에는 22인치, 후륜에는 23인치 휠이 적용되며, 전반적으로 트랙 중심의 셋업이 강조된다.
엔진 소리는 사라졌지만, 퍼포먼스는 여전
내연기관의 존재는 이번 콘셉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정확한 출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GM은 전동화된 콜벳을 개발 중임을 수차례 밝힌 바 있으며, 마크 루스 사장은 울티움 플랫폼 기반의 순수 전기 콜벳도 예고했다.
비록 엔진 사운드는 사라졌지만, 퍼포먼스에 대한 집착은 여전하다. 공기역학을 극대화한 하부 디자인, 가변형 에어로 시스템, 주행 시 펼쳐지는 도살 핀, 그리고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은 섀시와 푸시로드 서스펜션까지 적용되어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설계임을 암시한다.
GM 디자인 수장 “10년 후의 모빌리티를 상상하다”
GM 글로벌 디자인 부문 수석 부사장 마이클 심코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디자이너들에게 단순한 차량을 넘어서 미래 모빌리티를 그려보길 바랍니다. 이번 콘셉트 역시 그 상상의 연장선이죠.”
그는 또, “전 세계 스튜디오가 콘셉트와 양산차 디자인에 협업하긴 하지만, 첨단 디자인 스튜디오의 주요 임무는 향후 5년, 10년, 혹은 20년 후의 이동 수단을 상상하고 이를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5년 뒤는 C9 콜벳이 등장하기에 꽤 그럴듯한 시점이다. 이번 콘셉트가 실제 양산형 모델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