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K 리뷰] STI를 맛깔나게 운전하는 방법. DIFF를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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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마니아들의 드림카 중 하나는 바로 스바루 WRX STI다. ‘WRC 랠리에서 터특한 DNA’라는 흔한 미사여구를 살피지 않더라도 STI는 스바루를 대표하는 아이코닉이자 테크니컬 주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페라리보다 더 선망하는 자동차다.
그런데 막상 STI를 손에 넣어도 좀처럼 운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STI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운전자의 개인 취향에 맞춘 세팅을 허락하고 있고, 운전자는 이 같은 기계적 장치들에 익숙해진 뒤에야 STI를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다. 마치 BMW가 처음 SMG를 공개했을 때 오너들이 시퀀셜 기어에 익숙해져야 했던 그런 과정일지 모른다.

STI를 다루는 핵심은 AWD 시스템을 얼마나 내 손 안에 넣고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느냐에 달렸다. AWD 기술 분야에서 독특한 컬러를 지켜온 스바루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AWD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앞바퀴굴림을 기반으로 커플러를 달거나 뒷바퀴굴림 방식에다 센터 디퍼렌셜을 더해 AWD를 만드는 모델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스바루에서는 수평대향 엔진의 낮은 무게 중심과 어울리는 대칭형 AWD를 장점으로 말한다. 즉 엔진 사이즈가 좌우로 길다보니 그만큼 여유가 생긴 공간으로 미션과 함께 구성된 트렌스퍼 케이스를 최대한 밀어넣은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특히 무단 변속기(CVT)의 도입은 변속기 내부에 센터 디퍼런셜이 삽입되는 구조의 한계인 기어 다단화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기에 2010년형 레거시 세단(2.5리터 모델)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무단 변속기와 조합된 AWD 방식을 선호한다. 어떤 도로 조건에서도 구동력 배분에 대한 모든 판단을 컴퓨터에게 맡겨도 된다.

STI 운전의 핵심. SI 드라이브

그러나 STI는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DCCD(Driver Controlled CenterDifferential) 콘트롤과 수동 변속기다. 이 조합은 운전자로 하여금 구동력 배분을 입맛에 맞도록 맞출 수 있다는 점. 특히 지금 매장에서 살 수 있는 STI에는 DCCD S-AWD라는 시스템이 달려있는데 이 장치의 활용은 천당과 지옥 사이라고 할 정도로 극과 극의 STI를 만들어낸다. DCCD S-AWD는 SI 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모든 것을 STI에 맡겨도 괜찮을 수준의 사륜 주행 스펙을 만들어낸다. 일반 주행에서는 ‘오토’ 메뉴에서 인텔리전트 모드 또는 스포트를 활용한다면 큰 무리가 없다. 장치가 주는 획일적인 것에서 벗어나 나만의 주행 감각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 장치를 메뉴얼 모드로 전환하면 된다. 그러면 센터 디퍼렌셜의 잠김 정도는 무려 6단계가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곧 구동력을 얼마나 앞으로 보내거나 또는 뒤로 보낼 수 있음을 말한다.

 


STI를 손에 쥐고 SI 드라이브 다이얼과 DCCD 조절 장치 등을 만나면 무척 당황하게 된다. 그냥 STI가 최적의 계산을 통해 만들어내는 구동력 배분을 즐기고자 한다면 ‘AUTO’에 두고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선택해 달리면 된다. 그러나 기계의 오만함을 제어하고자 하는 용기가 있다면 당당하게 ‘MANU’ 모드에서 C.DIFF를 내가 원하는 만큼의 구동력 배분을 만들자. 퍼포먼스 주행에 있어서 엔진 파워가 물론 중요하겠지만 랠리카 DNA를 기반으로 하는 STI와 같은 친구들은 토털 밸런스에 목표를 둔다. 이것은 곧 엔진 파워를 한계로 끌어낼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 설계 자체의 우수성과 퍼포먼스 주행에 맞는 구조와 설계. 여기에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항시 사륜구동이면서도 파트타임의 장점을 구현해내는 STI. 이 차에 빠져든 친구들에 헤어날 수 없는 이유를 알고자한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STI를 손에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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